가상자산 울타리에 갇혀있던 증권형 토큰이 제도권 자본시장으로 진입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부터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 토큰증권 발행(STO) 제도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5일 발표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보면, 조각투자처럼 기존 전자증권으로 발행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권리가 토큰 증권의 형태로 발행된다. 투자계약증권이나 수익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소규모 장외시장도 만들어진다.

금융위는 그동안 증권형 토큰으로 불리던 용어를 '토큰 증권'으로 공식 명명했다.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된 증권이라는 설명이다. 기존의 증권이 새로운 발행 형태를 가진다는 점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에 부여되는 권리의 내용은 현행법상 증권과 같으므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본시장법상 공시‧영업‧시장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증권성이 없는 토큰·코인들은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을 통해 관리될 예정이다.

"토큰 증권, 누구나 발행 가능…구체적 요건은 추후 공개"

금융당국이 정한 일정한 요건을 만족한다면 누구나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노드(검증인)가 참여해 기록을 검증하고 조작·변경이 불가능한 분산원장 기술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굳이 증권사를 통해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각투자사업자 등이 요건을 갖추면 단독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직접 토큰 증권을 등록‧관리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을 추진한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요건은 분산원장 요건을 충족한 법조인, 증권사무 전문인력, 전산 전문인력 각 2인 이상이다. 세부 요건은 하위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추후 구체화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계좌관리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안전성을 보장하려면 자기자본이 20억~30억원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계좌관리기관·전자등록기관에 해당하는 증권사와 예탁결제원은 분산원장 요건만 충족하면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체나 민간은 기존 전자 증권과 동일하게 증권사 등을 통해 발행이 가능하다.

"분산원장 노드, 51%이상 다른 금융기관으로 구성해야"

금융당국은 토큰 증권 발행을 위한 분산원장 요건으로 거래 검증에 참여하는 노드의 51% 이상을 전자등록기관, 금융기관 또는 발행인과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 계좌관리기관으로 구성할 것을 명시했다.

또 권리자·거래정보 기록 등을 위해 별도의 디지털 자산을 필요로 하지 않아야 한다. 토큰 증권을 다른 코인이나 토큰으로 구입하는 걸 금지하는 것이다.

"투자계약증권 등 장외거래 제도화…유통은 엄격히 관리할 것"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비금전신탁)의 소규모 장외거래도 허용한다. 이를 위해 다자간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외거래중개업을 인가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정형적인 증권은 대규모 상장 증권시장보다는 소규모 유통시장이 적합한 측면이 있어, 이에 적합한 장외투자중개업을 신설하는 것"이라며 "소규모 장외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다변화된 증권 거래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거래소(KRX) 디지털 증권시장을 개설해 검증된 인프라를 통해서도 토큰 증권을 대규모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발행·인수·주선한 증권의 중개를 제한하고, 자기계약은 금지해 발행과 유통을 엄격히 분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장외거래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반 투자자의 연간 투자한도를 제한한다. 특히 ‘도산 절연’(기업 파산으로 투자자산이 영향받지 않음)이 돼 있는 수익증권에 비해 위험이 높은 투자계약증권에는 더 낮은 투자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내년 토큰 증권시장 본격 열릴 것"

금융위는 토큰증권 발행(STO) 제도의 내년 안착을 목표로 법 개정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내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하반기에는 후속 조치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을 진행한다.

금융당국은 법 개정 전이라도 혁신성이 인정되는 경우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투자계약증권의 유통과 수익증권의 발행‧유통 방안을 테스트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83152